이천시청 기획감사담당관실 감사팀 윤건상

▲ 이천시청 윤건상
2016년 9월 28일부터 시행되고 있는 「부정 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 흔히 김영란법이라고 부르는데 공식 약칭으로는 청탁금지법이라고 한다.

공직자, 언론인, 교·직원 등 사회주도층으로 평가되는 400만명을 직접 대상자로 하고, 공직자의 배우자와 청탁 및 금품의 제공자까지도 처벌대상이 되기에 지금까지의 어떤 법률보다 파장이 커 보인다. 워낙 처벌과 징계의 범위가 광범위하고, 쉽게 이해할 수 있는 내용도 아니며, 또 전통적인 미풍양속마저 제한하는 법이다 보니 그 두려움의 크기를 가늠하기 어렵다.

그런데, 말 많고 탈 많은 법은 법이 아니던가, 악법도 법이라 했던가.
청탁금지법 제1조에서 명시한 ‘공직자 등의 공정한 직무수행을 보장하고 공공기관에 대한 국민의 신뢰를 확보하는 것.’이라고 하는 이 법의 제정 목적은 이제 대한민국 국민 그 누구도 침범할 수 없는 성역이 되었다.

대한민국 모든 국민은 법 앞에 평등하다. 소위 빽 있고, 돈 있는 사람들의 부정한 새치기도 이제 청탁금지법이라는 강렬한 빛의 그림자로 잠시 머물다 사라질 것이다. 애초에 의도한 바가 그대로 관철될지는 아직은 알 수 없지만 어찌되었든 대한민국은 지금 꿈에만 그리던 청렴사회로 도약하는 구름판 위에 서 있다.

그리고 우리 이천시 역시 불신과 냉소를 넘어 공정한 경쟁, 신뢰회복, 정의구현을 위해 사회의 기초를 새로 쓰고자 하는 이 역사적인 물결에 합류할 것인지, 고인물로 머물 것인지 선택의 기로에 서게 되었다.

준비는 되어 있다. 이천이 어떠한 곳인가. 비정상을 정상으로 되돌리고 추락한 도덕과 사회적 가치를 회복하기 위한 이천만의 패러다임, 바로 ‘참시민 이천행복나눔운동’이라는 시민의식 개혁운동이 누군가의 강제 없이 시민 주도에 의해 성공적으로 펼쳐지고 있는 곳이다.

그래서 연줄과 돈줄로 만든 새치기가 없는, 금수저 흙수저가 없는, 그저 양보와 배려가 넘치는 사회를 만들어 가고 있는 이천 땅에서 청탁금지법의 연착륙을 낙관하는 것은 그리 어렵지 않다.

모호한 법 조문, 과도한 법률해석과 이에 지나치게 충실한 공직자의 몸사리기 등 청탁금지법에 대한 볼멘소리가 이천에서도 꽤나 흘러나오는 것을 보게 되지만 비 온 뒤에 땅이 굳는다고 하였듯이 한 차원 높은 곳으로 넘어가는 과정에서의 성장통으로 여겨야 할 것이다.

어찌되었든 말 많고 탈 많은 청탁금지법은 현재진행형이다. 손에 잡히지 않는 막연함으로 출발한 ‘참시민, 이천행복나눔운동’이 짧은 시간에 성공적으로 뿌리내려지고 있는 경험을 반추해 볼 때, 아직은 불편하고 낯설지만 조금만 지나면 어느새 편안하고 자연스러운 일상으로 여기게 될 것이다.

청탁금지법은 이천시 공직자뿐만 아니라 유네스코 창의도시에 걸 맞는 글로벌 매너를 갖춘 이천시민 모두가 꼭, 아니 꽉 잡아야 하는 또 한 번의 기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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