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천독립운동기념사업회 주관, 장내 300 여석 가득 차
인근 고등학교 학생들 다수 참여하여 눈길, 교육의 장으로 ,,,

 이천독운동기념사업회(회장 최의광)가 유일하게 주관한 77주년 광복을 기념하는 행사가 지난 19일 오후2시 서희청소년문화센터에서 3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성대히 개최됐다.

 '이천인이여 조국의 광복을 노래하자!’ 의 슬로건으로 진행된 행사는 간단한 의례에 이어 이천독립운동 관련 다양한 볼거리가 제공됐다.

최의광 이천독립운동기념사업회장
최의광 이천독립운동기념사업회장

 최의광 회장은 인사말에서 “본 사업회는 그 목적이 이천의 독립투사들의 행적을 발굴하고 그 정신을 선양하는데 있다."며 "오늘도 행사를 통해 그 목적이 달성되기를 원한다. 독립투사들의 그 정신을 분석해 보면 공동체를 위해 자기를 희생하는 정신이며, 나에게 유리하냐 여부가 행위의 기준이 아니라, 옳고 그름, 정의냐 불의냐를 행위의 기준으로 했던 정신이었다”고 밝혔다. “반대로 친일파는 나에게 유리하냐 불리하냐가 행위가 전적인 기준이 된 것으로 그들은 항상 어느 쪽이 센가를 가늠하며 센 쪽에 붙는 것이 자기에게 유리하다고 판단하고 일제에 빌붙어 아첨한 세력들이라며 그들에게는 정의감, 공동체를 위한 희생정신은 찾아볼 수 없다”고 역설했다. “역사는 과거의 얘기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오늘날에도 그대로 이어지고 있다."며 "오늘날 현시점에 사회적 갈등의 양상을 한번 일제시대와 비교해 볼만한 것”이라고 말했다. 덧붙여 “여기에 참석한 여러분들은 바로 독립투사들의 그 정신에 투절한 분들일 것으로 확신한다”고 인사에 대신했다.

 또, 이성호 이천시 부시장은 “과거 도내 친일잔재 청산관련 업무를 맡았다"며, "친일잔재 청산의 필요성과 지역독립운동 정신 선양이 잘 이루어졌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천교육지원청 조기주 교육장 역시 독립운동사 교육의 필요성을 주장하고, 김하식 시의회 의장은 “이천의 의병운동과 독립운동의 의미를 되새기는 시간이 되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한편 독립투사 유족 대표로 축사에 나선 최상돈(최명용 독립투사 손자, 광복회 사무국장)씨는 "본 행사를 주관 주최한 본 사업회에 감사드린다."며, 말문을 연 뒤, "설봉산에 세워져 있는 '이천시립 월전 미술관'을 겨냥, 월전 장우성은 친일 미술가인데 “이 친일 미술관을 시비 56 억 여원을 들여 지어줬을 뿐만 아니라 매년 10억 여원이 운영비로 지급되고 있다”고 그 부당함을 역설하며, 우리학생들도 반드시 이러한 사실들과 조국 광복을 위해 싸운 선조들의 행적을 꼭 기억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본 행사에서는 “이천의 독립운동 현황 설명”에 이어 “나기창 독립투사 육성증언”이 이어졌고, 일제 시대에 저항시로 알려진 이상화의 “빼앗긴 들에도 봄은 오는가”, 한용운의 “님의 침묵”이 이천지역 시낭송 전문가인 정구온, 김경희 씨의 음성으로 낭송됐다.

 한편 민족주의 성향의 저항시 낭송 전에 일제시대 친일성향 문인들에 의해 전개된 친일 시, 친일 글, 친일가요가 일부 소개됐다. 먼저 친일 시 2편이 ppt화면으로 제시되었는데, 노천명의 '님의 부르심을 받고서' 와 서정주의 '오장 마쓰이 히데오 송가' 였다.

 먼저 노천명의 시는 사회자(김학중 본회 부회장)의 해설이 깃들여 “남아라면 전장에 나가는 것이 마땅하다.”는 내용으로 조선 청년들이 전쟁에 나갈 것을 독려하는 완전체 친일 시였다. 이어 제시된 서정주의 본 시는 조선청년 ‘마쓰이 히데오'가 전쟁에 나아가 일본군 소속으로 활동하다, 전사한 것을 예찬한 시였다. '마쓰이 히데오'는 창씨 개명이며 본명은 ’인재웅’으로 개성에 사는 조선 청년이었다고 한다. 여기서 ‘오장(伍長)’이란 일본 군 하사관 정도의 직급을 가리키는 것. 당시 민족의 아픔을 느꼈다면, 조선의 청년이 왜 전장에 나가서 죽어야 하는지, 그 아픔을 표현하는 글이 나와야 맞을 것이다. 그러나 그 죽음을 예찬하는 내용이 중심이었다.

 이 친일시가 화면에 제시되는 동안 잠시 장내가 숙연해 지기도 했다. 이어 제시된 친일 산문은 바로 그 유명한 친일파 김활란의 글인데 역시 ‘징병제가 실시되어 조선의 아들들이 전쟁에 나가게 된 것이 매우 감격스러운 일’이라는 취지의 글이었다. 전적으로 일제가 일으킨 전쟁을 미화하고 우리의 청년들이 전쟁에 나가기를 부추기는 아부위 극치를 이룬다. 역시 조선 청년들에게 군대 지원을 독려하는 내용의 가요가 가사와 함께 음성으로 제시됐다. 당시 조선인 인기 가수 남인수와 박향림이 부른 “혈서지원”이라는 가요는 철저한 친일 가요로 “~나랏님(천황)의 병정되기 원합니다”가 가사의 핵심이었다. 남인수는 훗날 해방 후에도 남한사회에서 인기 가수로 영화를 누린 사람으로도 유명하다.

 행사는 친일문예를 분야 별로 관객들에게 제시하고 이어 정구온, 김경희 시낭송전문가로부터 일제 시대 민족의 아픔을 노래한 저항시 ‘빼앗긴 들에도 봄은 오는가’와 ‘님의 침묵’이 낭송되었다. 낭송 전에 사회자가 여기서 ‘빼앗긴 들’이란 바로 ‘조선’을 가리킨다며 관중의 관심을 불러일으켰고, 이어 낭랑한 목소리로 정구온 시낭송가가 본 시를 표현하자 장내의 관객들은 숙연한 가운데 경청에 열중했다.

이어 김경희의 민족 저항시 ‘님의 침묵’ 낭송 또한 그 기조가 같은 것으로 평상시 교과서 등에서 시각으로만 보던 것보다, 더욱 가슴 뭉클하게 느끼게 하는 순간이었다.

 행사의 끝에는 연극, 장호원 독립투사 ‘이선룡’ 일대기를 다룬 것으로 약 20분간에 걸쳐 진행됐다. 극단 오픈런시어터(대표, 주승민)가 연출한 이 연극은 이선룡 투사의 츨생 배경부터 만주 조선혁명군 활동모습, 국내에 들어와 당시 장호원 소재 동일은행 지점을 탈취하는 모습, 체포되어 재판을 받는 모습 등을 리얼하고 사실에 가깝게 연출하였다. 연극이 진행되는 동안 두어 차례 박수가 터져나오기도 했는데, 체포되는 마지막 장면에서 몰려든 군중을 향해 이선룡 투사가 “여러분들은 독립이란 두 글자를 기억하시오”라고 한 부분은 관객들에게 큰 감동을 자아내게 했다.

한편, 광복절 노래 합창과 만세 3창으로 2시간여에 걸친 모든 행사가 마무리되고,. 만세 3창에서 선창으로 나선 안송란(안병극 독립투사의 딸)씨는 이맘 때가 되면 돌아가신 아버지가 생각난다며 목이 메인 상태로 “대한 독립만세”를 선창하여 보는 관객으로 하여금 눈시울을 붉히게 했다.

 행사에 참여한 인근 고등학교 안 모, 이 모 두 학생은 “너무 감동적이었고 세부적인 내용을 많이 배웠다” 며 나름대로 소감을 밝히고, 갈산동의 이 모씨는 “애국지사와 관련된 기념관 하나 없으면서 친일 논란이 있는 미술관을 거액을 들여 지어주고 매년 예산을 지원해 준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라며 나름 이천지역 친일 잔재 청산의 필요성을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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